미국 공상과학(SF) 시리즈 ‘스타트렉’에서 러시아인 항해사 파벨 체호프를 연기한 배우 월터 케이닉이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와 AP통신에 따르면 케이닉은 로스앤젤레스 노스할리우드 자택에서 딸과 조카가 지켜보는 가운데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케이닉은 1967년 ‘스타트렉’ 오리지널 시리즈 시즌2에 합류해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러시아인 항해사 체호프를 연기했다. 체호프는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냉전 시기에 서로 다른 국적의 승무원들이 한 우주선에서 협력하는 미래를 보여준 인물로 기억된다.
케이닉은 1979년 ‘스타트렉: 더 모션 픽처’를 시작으로 1994년 ‘스타트렉: 제너레이션스’까지 극장판 7편에서 체호프 역을 맡았다. 특히 1982년작 ‘스타트렉 2: 칸의 분노’에서는 이야기의 주요 전개에 관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1936년 시카고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가정의 아들로 태어난 케이닉은 UCLA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뉴욕 네이버후드 플레이하우스에서 연기를 공부했다. 1962년 TV 드라마 ‘컴뱃!’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언터처블’과 ‘앨프레드 히치콕 아워’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스타트렉’ 시리즈가 1969년 종영한 뒤에도 케이닉은 연기와 집필, 교육 활동을 이어갔다. 1990년대 SF 드라마 ‘바빌론 5’에서는 초능력자를 감시하는 조직의 간부이자 악역인 알프레드 베스터를 연기했다. UCLA 등에서 연기를 가르쳤으며, ‘스타트렉’ 애니메이션 에피소드 각본과 회고록·소설도 썼다.
‘스타트렉’에서 조타수 술루 역을 맡았던 조지 타케이는 케이닉을 “작가이자 교사였고, 사려 깊은 사람이자 충실한 친구”라고 추모했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로 지냈으며, 케이닉은 2008년 타케이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맡았다.
케이닉은 최근까지도 연기를 이어갔다. 올해 단편영화 ‘미스터 플라이슈만’으로 인디펜던트 쇼츠 어워즈 남우주연 부문 플래티넘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배우 겸 작가인 딸 대니엘이 있다. 아내 주디 레빗은 2022년, 아들 앤드루는 2010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