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거실에서 파란 불빛을 비추며 스르르 미끄러지듯 굴러다니는 녀석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벽을 따라 가며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내고 걸레질을 한다. 놓여 진
가구들은 알아서 피해 가고 왠만한 턱은 자연스럽게 올라 움직이며 거침없이 다른
장소로 향한다.
제일 청소하기 귀찮고 들여다보기 싫어 하던 침대 밑이나 서랍장 밑, 책상 밑 바닥까지
쉽게 드다 드는 모습을 보고 꽤나 만족스러웠다.
“아이고, 잘한다. 김여사님 감사합니다.”
로봇 청소기를 사들인 날 나는 남편에게,”우리 집에 김여사님을 모셨어요. 앞으로 나를
대신해서 집 안 구석구석 쓸고 닦고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실 소중한 분 이십니다.
인사하세요.” 하며 소개를 시켜 주었다.
남편은 웃으며 “어서 오세요. 김여사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하고 받아주길래 한편으론
고맙고 새로워질 날들을 기대했다.
5개월에 걸쳐 집안 마루 공사를 남편과 둘이 했다. 시작할 땐 앞이 보이지 않던 것이
매일 조금씩 계속해서 하니 어느새 끝이 났다. 마루와 벽 페인트 칠을 하는 일은
그야말로 노동이었다. 그리고 그 노동의 대가는 뿌듯함도 있지만 힘이 많이 들었었기에
우리도 이젠 남들 다 편하게 쓴다는 로봇청소기를 사 보자고 해서 구입했는데 다른 가전
제품들을 사용하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든든함과 편안함이 나를 자유롭게 해 주었다.
하루에 들이는 나의 노동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친 후 흩어진 물기를 닦아 내면
끝이 난다. 드디어 매일 반복되는 나의 일이 무사히 마무리가 된 것 같아 홀가분하게
방으로 들어가 나의 시간을 갖는다.
보통이면 아침에 청소기를 한번 돌리면서 바닥에 남아 있는 먼지나 불순물들을
제거하는데 이젠 저녁에 나의 일을 마무리한 뒤에 조용히 김여사님 찬스를 쓴다.
요즘 들어 자주 손목이 아파서 무거운 청소기를 들고 여기 저기 청소하는 일이 여간
불편 한게 아니었다. 청소를 대신해 준다는 것이 나에겐 얼마나 중요하고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래서 로봇 청소기는’ 김 여사님’ 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놓은 것이다.
나는 지금 가정에서의 노동을 여러 가전제품으로 실제적으로 많이 대체하며 살고 있는
보통의 가정주부이다.
빨래를 대신해 주는 세탁기, 설거지를 대신해 주는 식기 세척기, 그것들만 사용해도
“편한 세상이다.” 라며 감사했는데 로봇 청소기는 내 눈 앞에서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걸
보니 기존 기계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실제로 앞으로는 집안에서 하는 많은 일들을 로봇이 대신할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이 더
이상 꿈 같은 얘기로 들리지 않는 때가 된 것 같아 사람의 일이 였던 것들이 기계의 일로
대체되어 가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며칠 전 자율 주행 전기차를 타 보았는데 놀랄 만큼 정교하고 믿음직스러울 만큼
안전했다.
이렇게 편리해진 세상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직접 농사짓고 가축을 기르며
물고기를 잡아먹고 자연의 모습 그대로에서 삶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존재한다.
그들의 모습은 화려 하지도 않고 깨끗해 보이지도 않고 생활 공간도 여유롭지 않아
보이는데 가족이 모여 앉아 단촐한 식사를 하면서도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면 어떤 삶이 더 행복하고 좋은 것일까?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깨끗하지만 너무나 조용한 집, 먹을 것은 많은데 혼자 하는 식사, 화려하지만 외롭다
말하는 사람들, 사람이 아닌 기계 속 정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들.
그래서 사람보다 로봇을 집에 더 쉽게 들이려 하는 지금, 우리들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물으면서도 주체성은 사라지고 정해진 답을 쉽게 받아들이는 나 역시
이미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 일 것이다. 어떤 삶이 좋고 나쁘다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인간의 노동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그 모습은 분명히 달라져 갈 것이다.
나의 수고를 대신해 조용히 움직이며 청소를 해 주는 로봇, 우리 집 김 여사님을 보며
이렇게 편리하게 살아도 괜찮을까? 싶다가도 이 편안함에,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말았다.
불 꺼진 거실에서 파란 불빛을 비추며 스르르 미끄러지듯 굴러다니는 녀석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벽을 따라 가며 구석구석 먼지를 털어내고 걸레질을 한다. 놓여 진
가구들은 알아서 피해 가고 왠만한 턱은 자연스럽게 올라 움직이며 거침없이 다른
장소로 향한다.
제일 청소하기 귀찮고 들여다보기 싫어 하던 침대 밑이나 서랍장 밑, 책상 밑 바닥까지
쉽게 드다 드는 모습을 보고 꽤나 만족스러웠다.
“아이고, 잘한다. 김여사님 감사합니다.”
로봇 청소기를 사들인 날 나는 남편에게,”우리 집에 김여사님을 모셨어요. 앞으로 나를
대신해서 집 안 구석구석 쓸고 닦고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실 소중한 분 이십니다.
인사하세요.” 하며 소개를 시켜 주었다.
남편은 웃으며 “어서 오세요. 김여사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하고 받아주길래 한편으론
고맙고 새로워질 날들을 기대했다.
5개월에 걸쳐 집안 마루 공사를 남편과 둘이 했다. 시작할 땐 앞이 보이지 않던 것이
매일 조금씩 계속해서 하니 어느새 끝이 났다. 마루와 벽 페인트 칠을 하는 일은
그야말로 노동이었다. 그리고 그 노동의 대가는 뿌듯함도 있지만 힘이 많이 들었었기에
우리도 이젠 남들 다 편하게 쓴다는 로봇청소기를 사 보자고 해서 구입했는데 다른 가전
제품들을 사용하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든든함과 편안함이 나를 자유롭게 해 주었다.
하루에 들이는 나의 노동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친 후 흩어진 물기를 닦아 내면
끝이 난다. 드디어 매일 반복되는 나의 일이 무사히 마무리가 된 것 같아 홀가분하게
방으로 들어가 나의 시간을 갖는다.
보통이면 아침에 청소기를 한번 돌리면서 바닥에 남아 있는 먼지나 불순물들을
제거하는데 이젠 저녁에 나의 일을 마무리한 뒤에 조용히 김여사님 찬스를 쓴다.
요즘 들어 자주 손목이 아파서 무거운 청소기를 들고 여기 저기 청소하는 일이 여간
불편 한게 아니었다. 청소를 대신해 준다는 것이 나에겐 얼마나 중요하고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래서 로봇 청소기는’ 김 여사님’ 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놓은 것이다.
나는 지금 가정에서의 노동을 여러 가전제품으로 실제적으로 많이 대체하며 살고 있는
보통의 가정주부이다.
빨래를 대신해 주는 세탁기, 설거지를 대신해 주는 식기 세척기, 그것들만 사용해도
“편한 세상이다.” 라며 감사했는데 로봇 청소기는 내 눈 앞에서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걸
보니 기존 기계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실제로 앞으로는 집안에서 하는 많은 일들을 로봇이 대신할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이 더
이상 꿈 같은 얘기로 들리지 않는 때가 된 것 같아 사람의 일이 였던 것들이 기계의 일로
대체되어 가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며칠 전 자율 주행 전기차를 타 보았는데 놀랄 만큼 정교하고 믿음직스러울 만큼
안전했다.
이렇게 편리해진 세상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직접 농사짓고 가축을 기르며
물고기를 잡아먹고 자연의 모습 그대로에서 삶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존재한다.
그들의 모습은 화려 하지도 않고 깨끗해 보이지도 않고 생활 공간도 여유롭지 않아
보이는데 가족이 모여 앉아 단촐한 식사를 하면서도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면 어떤 삶이 더 행복하고 좋은 것일까?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깨끗하지만 너무나 조용한 집, 먹을 것은 많은데 혼자 하는 식사, 화려하지만 외롭다
말하는 사람들, 사람이 아닌 기계 속 정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들.
그래서 사람보다 로봇을 집에 더 쉽게 들이려 하는 지금, 우리들은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물으면서도 주체성은 사라지고 정해진 답을 쉽게 받아들이는 나 역시
이미 편리함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 일 것이다. 어떤 삶이 좋고 나쁘다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인간의 노동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그 모습은 분명히 달라져 갈 것이다.
나의 수고를 대신해 조용히 움직이며 청소를 해 주는 로봇, 우리 집 김 여사님을 보며
이렇게 편리하게 살아도 괜찮을까? 싶다가도 이 편안함에,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말았다.
![[문학탐방] 우리 집, 김 여사님!](https://alabamakoreantimes.com/wp-content/uploads/2026/08/조인선-1-554x37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