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양사의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 ‘테라팹’의 대량생산을 2028년 3분기에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공장 건설과 장비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일정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테라팹의 양산 목표 시점을 공개하며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일정에는 상당한 오차 범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3분기나 4분기 양산은 “가능한 결과 중 하나”라며 반도체 생산 기준으로 매우 빠른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테라팹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다.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에 필요한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컴퓨팅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머스크는 텍사스주에 건설할 테라팹에서 첨단 로직·메모리 반도체의 제조부터 첨단 패키징과 시험까지 한 시설에서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5~6월 텍사스주 오스틴의 연구시설에서 정적램(SRAM) 회로를 활용한 첫 시험용 반도체를 작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RAM은 전원이 공급되는 동안 데이터를 유지하는 고속 메모리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새 공정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할 때 SRAM 시험용 칩을 활용한다.
양산 일정의 주요 변수는 공장 건설과 생산 장비 확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첨단 로직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데 통상 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를 제때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콘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주문했는지 물었지만, 머스크는 주문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매우 공격적인 일정”이라며 장비 공급을 앞당기는 ASML과 다른 공급업체들에 감사를 표했다.
EUV 장비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핵심 설비로 ASML이 독점 공급한다. 테라팹은 ASML 외에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KLA 등에서 복잡하고 값비싼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
인텔은 지난 4월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해 목표 달성을 돕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이달 초 TSMC와 잠재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힌 뒤 테라팹 시설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머스크가 과거 제시한 생산 일정이 지연된 전례도 있다. 테슬라 모델3는 2017년 말까지 주당 5000대 생산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달성은 약 6개월 뒤인 2018년 6월 말에 이뤄졌다. 사이버트럭도 2021년 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첫 차량 생산은 2023년 7월, 고객 인도는 같은 해 11월에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