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법원에 자신에 대한 마약 밀반입 혐의 기소를 전면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직 국가원수는 국제법상 외국 법원의 형사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국가원수 면책’을 근거로 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측 변호인단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미국 정부가 2019년 이후 마두로를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더라도 국가원수에게 오랫동안 인정돼 온 형사면책 특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측은 이에 따라 미국 검찰의 마약 밀반입 관련 기소 자체를 기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월 체포 이후 마두로 측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을 담당하는 앨빈 헬러슈타인 연방판사는 검찰에 오는 10월 2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기소 기각 여부를 다루는 심리는 11월 17일 열릴 예정이다.
마두로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식 재판은 2027년 6월 1일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마두로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미국 법원이 외국 정부와 국가원수의 승인 문제에서 사법부의 독자적인 판단보다는 행정부의 외교정책적 판단을 존중해 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나마의 군사통치자 마누엘 노리에가다. 노리에가는 1990년 미국에서 형사 기소된 뒤 국가원수로서 면책특권을 주장했지만 미국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마두로가 체포돼 브루클린 연방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베네수엘라의 정치 상황도 크게 변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양국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의 약 5분의 1을 확보하는 내용의 경제협력 합의에도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카스에서는 마두로의 벽화가 철거되는 등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가 합법적인 국가원수로 인정하지 않는 외국 지도자에게 국제법상 국가원수 면책특권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