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넘는 사망자를 낸 네팔 대홍수 참사 현장에서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전해졌다.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혀 있던 노동자 2명이 사고 발생 9일 만에 살아서 구조됐다.
로이터통신과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팔 구조당국은 4일 트리슐리강 유역의 어퍼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고립돼 있던 노동자 2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구조된 사람은 기계 부문 반장 산자이 사흐(30)와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45)이다. 지난달 26일 대규모 빙하 붕괴와 산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실종된 노동자가 살아 돌아온 첫 사례다.
구조당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진흙으로 뒤덮인 터널 구멍에서 마하르잔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흐 역시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구조대원의 등에 업혀 나왔다. 그는 헬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손을 들어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렸다.
군 의료진은 구조 직후 두 사람의 상태를 확인했다. 사흐의 활력징후는 정상 범위였으며 부상도 위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마하르잔은 구조 당시 손과 발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군용 헬기를 이용해 수도 카트만두로 긴급 이송됐다.
이번 구조는 터널을 뚫고 들어가던 구조대가 내부에서 희미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급진전됐다.
네팔 육군과 무장경찰부대는 잔해로 막힌 터널 내부를 약 50~60m 파고 들어가던 중 사람의 목소리를 포착했다.
구조팀이 “당황하지 마라. 우리가 구하러 왔다”고 외치자 터널 깊숙한 어둠 속에서 “오케이(Okay)”, “괜찮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구조대는 즉시 작업에 속도를 냈고, 첫 응답을 들은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을 차례로 구조했다.
2023년 인도 우타라칸드 터널 붕괴 당시 노동자 41명 전원을 구조하는 데 참여했던 호주 구조 전문가 아놀드 딕스도 이번 작전을 원격 지원했다.
딕스는 생존 소식이 전해진 뒤 “24시간 내내 가슴 아픈 고통 속에 보낸 한 주 끝에 다시 ‘기적의 나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구조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당국은 터널 내부에 다른 노동자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중국과 접경한 네팔 산악지대에서는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진흙과 토석류가 트리슐리강 유역을 휩쓸었다. 네팔 외무장관이 ‘히말라야 쓰나미’라고 표현할 정도로 피해가 컸으며 도로와 교량, 최소 12개 수력발전 시설이 파괴됐다.
네팔 당국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1,259명, 실종자는 5,083명에 달한다. 중국령 티베트 피해까지 합치면 사망자는 1,280명, 실종자는 5,624명으로 늘어난다.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도 80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후 9일이 지나면서 생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희미해지고 있었지만, 이번에 2명이 극적으로 구조되면서 현장에는 다시 희망이 생겼다.
네팔 당국은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 안에 1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