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에 따른 규제 우려로 급락했다. 선거 결과에 안도하며 올랐던 주가는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밀렸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최고 종가보다 10% 넘게 하락해 기술적 조정장에 들어갔고, 반도체주가 매도세를 주도했다.
5일(현지시간) 나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약 5.5% 떨어진 2만4315선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4.3% 내린 7354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5% 하락한 5만1513선으로 마감했다. 나스닥과 S&P500의 낙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컸다.
전날 다우지수는 민주당 승리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15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가능성으로 옮겨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특히 AI 반도체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폭락한 9011.17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각각 9%, 오라클은 7% 하락했다. 퀄컴은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까지 겹치며 10% 떨어졌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11%, 네비우스와 아이렌은 각각 16% 급락했다. 메타와 아마존,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도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민주당이 연방 의회의 상·하원을 장악하고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하면서 데이터센터 건설 인허가와 전력·환경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 지나 이노호사는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을 즉각 중단하자고 촉구했고,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도 전국적인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웰스파고의 권오성 수석 주식전략가는 블룸버그에 투자자들이 텍사스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팀 홀랜드 오리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투자자들이 선거 결과가 AI 설비투자에 미칠 영향을 파악할 때까지 시장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주에서 시작된 매도세는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S&P500의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정보기술 업종은 6.5% 떨어졌다. 캐터필러와 JP모건체이스도 각각 5%, 4%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장 마감 직전 27.58로 66%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추가 매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바클레이스는 변동성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펀드들이 향후 24~48시간 동안 미국 주가지수 선물 약 1350억달러어치를 매도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18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의 포지션 조정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하락이 기업 실적이나 기초체력 악화보다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왔다. JP모건은 그렇게 평가했고, 골드만삭스는 1954년 이후 18차례 중간선거에서 S&P500지수가 선거 뒤 12개월 동안 모두 상승했으며 평균 상승률은 15.5%였다고 집계했다. 과거 흐름이 반복될지는 데이터센터 규제 논의와 AI 투자 전망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