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한 가운데,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신뢰를 사실상 잃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지난 14일 종전을 위한 MOU에 합의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그리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전자 서명 방식으로 합의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상 타결 직전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을 단행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왜 그런 공격을 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 공격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스라엘은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종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MOU 전문조차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스라엘 측이 합의문 확인을 요청했지만, 미국이 보안과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사실상 협상 결과를 통보받는 입장에 머물렀으며, 중동 안보 질서 재편 과정에서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국내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하마스 기습공격 대응 실패 논란과 부패 혐의 재판, 장기 집권 피로감 등이 겹친 가운데 이란 및 친이란 세력과의 군사 충돌을 통해 정치적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과 직접 종전 합의를 체결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 역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합의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매우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스라엘이 미국·이란 합의를 수용할지, 아니면 강경 대응에 나서며 미국과 추가 충돌을 감수할지가 중동 정세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