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려면 앞으로 약 15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에 핵심 광학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독일 자이스그룹의 프랑크 로문트 반도체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는 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로문트 CEO는 중국이 자체 EUV 장비를 개발하는 데 약 15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내부의 실제 기술개발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EUV 노광장비는 극도로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에 초미세 회로를 새기는 장비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등에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현재 EUV 노광장비를 상용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ASML이 유일하다. 자이스는 이 장비의 핵심인 초정밀 광학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AI 반도체 및 제조기술 확보를 차단하기 위해 ASML의 EUV 장비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반도체 자립을 국가적 목표로 내걸고 자체 장비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 역시 이번 주 중국이 자체 EUV 기술을 확보하려면 최소 1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EUV보다 한 세대 이전 기술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에서는 중국의 국산화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상하이 소재 업체가 자체 침지식 DUV 장비 생산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문트 CEO는 중국이 수십 년 동안 DUV 기술을 개발해 온 만큼 최근 성과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실제 장비 성능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는 “우리가 여전히 훨씬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문트 CEO는 “우리는 이러한 수출규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국의 혁신을 가속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장비 공급을 계속 차단할수록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자체 기술 확보에 더 많은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기술 자립을 촉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이스는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자이스의 부품은 전 세계 반도체 약 80%의 생산 과정에 사용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자이스 역시 독일 오버코헨 본사의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다른 지역에도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