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럽에서 나온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세, 유럽 주둔 미군 문제에서 급격한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AF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이후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유럽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비판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 유럽의 우려를 키웠다. 이란 전쟁과 고유가, 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그러나 EU 내부에서는 선거 결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한 EU 고위 외교관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민주당이 크게 이기더라도 외교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며 “변화에 지나친 기대를 걸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관세·미군 배치…유럽의 기대는 제한적
유럽 당국자들은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되찾더라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AFP는 전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내년 재정 부족분 약 700억 유로를 메우기 위해 영국·캐나다·일본 등에 지원 확대를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의 추가 지원에는 기대를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EU에 대한 관세가 철회될 것이라는 전망도 희박하다. 유럽 당국자들은 트럼프 1기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EU산 철강 관세를 완화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고, 완화 뒤에도 수입 제한 조치가 남았던 점을 지적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EU에 부과된 관세를 모두 없애는 데 찬성한 미국인은 4분의 1에 그쳤다.
유럽 주둔 미군 규모도 선거 결과만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유럽 주둔군 배치 검토 결과를 12월 공개할 전망이다. 나토 관계자들은 미국의 유럽 주둔군 감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중간선거가 이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회 다수당이 바뀌면 대서양 동맹과 나토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행정부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수 있다. 다만 대통령은 외교정책에서 폭넓은 행정 권한을 갖고 있어 의회 구도만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당국자들은 미국 안보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체 방위 역량을 키우려는 유럽의 기존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선거 패배가 오히려 해외 강경 행보로 이어질 가능성도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행보가 더 강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지키면 대통령이 더 대담해질 수 있고, 반대로 패배할 경우 국내 정치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국제무대에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독일 마셜펀드의 브루스 스토크스 방문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국제무대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더 많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AFP에 말했다. 유럽 외교관들은 선거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비해 자체 방위와 경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