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도심에서 경비행기가 초고층 빌딩과 충돌한 사고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나흘이 지났지만 중국 당국은 비행 경로나 사고 원인 등 핵심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게시물까지 대거 삭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B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6월 26일 오후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발생했다. 단발 2인승 경비행기 1대가 베이징 최고층 건물인 중신타워(중국존) 외벽에 충돌하면서 조종사 1명이 숨졌고, 떨어진 파편으로 주변 시민 13명이 다쳤다.
중신타워는 높이 528m의 베이징 랜드마크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무실이 있는 중난하이와 불과 수㎞ 떨어져 있다. 사고 당시 건물 외벽의 유리 패널이 크게 파손됐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사고 다음 날 “경량 스포츠 항공기가 고층 건물과 충돌했다”는 짧은 발표만 내놓았을 뿐, 조종사 신원과 비행 경로, 사고 원인 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온라인 검열도 이어지고 있다. BBC는 사고 영상과 사진은 물론, 이번 사고와 직접 관련 없는 중신타워 사진과 인터넷 밈까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삭제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장소가 워낙 민감한 지역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은 톈안먼과 중난하이 일대를 상시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 드론까지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데, 경비행기가 이 구역 인근까지 접근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빌 비숍은 이번 사고를 “베이징 항공보안의 중대한 실패”라고 평가하며 “몇 초만 더 비행했더라면 중난하이까지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항공 추적 자료에 따르면 사고 기체는 중국 선워드항공이 제작한 2인승 경비행기로, 관광 비행과 항공 촬영, 조종 훈련 등에 사용되는 기종이다.
사고 이후 중국 당국은 최소 3개 항공업체에 경비행기 운항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조종 실수나 기체 결함, 또는 고의적 비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BBC는 중국 당국의 침묵과 강도 높은 정보 통제가 오히려 각종 추측을 키우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고의적인 행위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