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베트남전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분석 기사에서 현재의 이란 전쟁이 미국이 과도한 군사력 의존과 불명확한 전략으로 수렁에 빠졌던 베트남전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전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며 5만 8000명 이상의 미군 사망자를 낳았다. 반면 이번 이란 전쟁은 규모와 기간 면에서 비교가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전쟁의 구조적 특징이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인 Gideon Rose 는 미국 외교 전문지 기고문에서 “개입, 확전, 교착 상태, 협상이라는 전형적인 전쟁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대방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은 장기간 미군의 공격을 견뎌낸 뒤 결국 승리했다. 이란 역시 전쟁 이전 내부 불안과 반정부 시위에 시달렸지만, 전쟁 이후 예상됐던 정권 붕괴나 대규모 민중 봉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란 강경파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국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이란 전쟁이 베트남전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한다.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의 연구진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가 이미 약화된 상황에서 이번 전쟁이 동맹국들의 불신을 키우고 새로운 국제 연대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관계자인 Mira Rapp-Hooper 는 이번 전쟁을 “초강대국의 자해적 행동”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휴전 연장 및 핵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논의 중이지만,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커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군사적 승패보다 전쟁 이후의 정치적 출구전략이 더욱 중요하다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과 이란 모두 장기적인 소모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