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가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정부로부터 기대치를 웃도는 약 8조 원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7조 9600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투자에 총 527억 달러(약 70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장 생산 보조금이 390억 달러(약 52조 원)로 그중 280억 달러(약 37조 원)가 첨단 생산시설에 지급된다. 미 행정부는 750억 달러의 대출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들여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은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이다.
60억 달러의 보조금은 삼성전자의 추가 북미 투자를 전제로 책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이 회사의 상당한 규모의 추가적인 미국 투자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은 삼성전자가 이미 발표한 텍사스 프로젝트 이상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나온 삼성전자의 보조금 액수는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6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국내 업계의 우려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긍정적이다. 최근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기업들이 원하는 액수의 절반을 얻으면 운이 좋은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국내 기업 보조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의 보조금 전망치가 TSMC보다 많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블룸버그는 TSMC에 대한 50억 달러(약 6조 5800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포함해 미 상무부가 몇 주 안에 보조금 지급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보조금을 책정한지는 모르겠지만, 삼성이 받는 보조금이 TSMC 보조금 추정치인 50억 달러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며 “만일 TSMC보다 규모가 작거나 터무니없었다면 크게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미 정부가 내주 인텔에 대한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융자 지원까지 포함해 100억 달러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보조금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