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온라인 마권 발행,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등 현안 중심의 정책 질의가 주를 이뤘다.
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과 관련한 질의에 “(문재인 정부의 추진)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현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동의를 표했다.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우유)와 가공유(치즈)로 구분하는데, 음용유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을 더 낮게 책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합리적인 우유 가격을 유도함으로 자급률을 높여나가겠다는 입장인 반면 낙동 단체들은 농가의 소득 감소를 우려하며 반발 중이다.
청문회에서 김 의원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전국 쿼터제 도입’이 전제돼야 한다”며 “생산자와 유업체 간 대등한 거래 교섭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낙농인들과 소통과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만들겠다”며 “낙농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대안을 갖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와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코로나 이후 마사회가 파산 위기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온라인 경마인데 여야가 공감대를 이뤄 법안을 발의했지만, 농식품부가 오기 부리는 것처럼 일관했다”면서 “시민단체 등이 반대할 수도 있지만, 찬성하는 분도 있다. 이제는 (온라인 경마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위원님들과 뜻과 방향이 같다”고 답했다.
현재 국회에는 온라인으로 마권을 발매하도록 하는 내용의 마사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도 “비대면·4차 산업 시대에 맞게 경마 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온라인 경마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온라인 경마 도입에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보완을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CPTPP 가입 추진에 대해서도 정 후보자는 “협상이 타결된다면 농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상당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우리 국익 차원에서 CPTPP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결정된다면 농업인과 긴밀한 소통을 거쳐 그에 상응하는 필수 대책이 따라야 한다”면서 “아직 시나리오가 다양하기에 특정할 수는 없지만 (다각도의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농식품부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농업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정책 위주의 질의에 집중됐으나, 농협 경제지주 사외이사 역임 논란과 장관 후보자의 장녀가 농기계 제조 회사에 입사한 뒤 해당 회사의 R&D 과제 지원금이 대폭 늘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장녀가 LS그룹의 농기계 제조 계열사 LS엠트론에 입사한 뒤 해당 회사의 R&D 과제 예산이 7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어났다. 맹 의원은 “대가성으로 특혜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당시 (저는) 농어촌 정책국장에 재직하고 있었다”면서 “과학기술정책과 소관인 해당 업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 경력과 관련한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서 정 후보자는 “농업과 농촌을 위해서 제가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라며 “농업계가 발전하고 농업인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공정하게 정책을 추진겠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