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가 강철보다 5배 질기고 500도에서도 버티는 슈퍼섬유 ‘아라미드’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아라미드가 전기차 경량화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주목받으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트래픽 급증으로 5G 설비 요구가 크게 늘어난 것도 아라미드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2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오는 2023년까지 230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공장의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생산량은 현재의 75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2배 늘어난다.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단단하고 가벼운 데다 500도란 고온에서도 견디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5㎜ 정도의 가느다란 실이 2톤 자동차를 들어 올릴 정도다.
국내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하고 있다. 이중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국내 아라미드 시장 1위 기업이다. 아라미드는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효자 종목이기도 하다. 아라미드를 주력으로 하는 산업자재 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의 55% 수준이다.
아라미드의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업계가 부품 소재로 단단하고 가벼운 특성을 지닌 아라미드에 관심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핵심 과제인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부품 경량화는 필수다.
특히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전기차 침투율)이 올해 12%에서 2030년에 절반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매출액은 지난해 약 1900억원에서 증설 이후 4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수익성은 대량 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 달성으로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성첨단소재도 지난해 아라미드의 공장 증설을 마무리했다. 울산 공장의 생산량을 기존 1200톤에서 3700톤으로 약 3배 늘렸다. 글로벌 1위 소재 타이어코드에 이어 또 하나의 먹거리로 아라미드를 점찍었다.
5G 광케이블 보강재로도 널리 쓰인다는 점도 업계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트래픽 증가로 5G의 수요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세계 광통신망 케이블 시장 규모는 2021년 92억달러에서 2026년 208억달러로 연평균 1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아리미드 공장 증설 전에도 생산 즉시 팔려나갈 정도로 재고 걱정은 전혀 없었다”며 “내수보단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