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상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가 CNN과 첫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했지만 실제 연기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명령어, 즉 ‘프롬프트’가 필요하다는 한계도 드러냈다.
CNN에 따르면 노우드는 8일(현지시간) 유창한 영국식 영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인터뷰 도중 “키우던 개가 죽었을 때의 반응을 연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노우드는 “그건 어렵다”며 “만약 이것이 오디션이었다면 나는 가만히 서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CNN은 노우드에게 사람에게 하듯 말로 연기를 지시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연기를 구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어떤 표정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했으며, 처음 나온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아 명령어를 계속 수정하자 연기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노우드를 만든 사람은 런던의 AI 제작 스튜디오 ‘파티클 6 프로덕션’의 엘린 반더벨덴이다.
반더벨덴은 노우드를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탈리 포트만 같은 스타 배우로 만들고 싶으냐는 질문에 “AI 분야에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전통적인 영화 제작에서 무언가를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배우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우드는 20대 초반 여성으로 설정된 가상의 인물로 지난해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영화산업 콘퍼런스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3월에는 ‘Take The Lead’라는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했다.
파티클 6는 노우드가 주연을 맡는 코미디 드라마 ‘미스얼라인드(Misaligned)’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배우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미국배우조합·미국텔레비전라디오방송인조합(SAG-AFTRA)은 지난해 성명을 통해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라며 전문 배우들의 작업물을 이용해 훈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든 캐릭터라고 비판했다.
반더벨덴 역시 이 같은 반발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도 처음 AI를 접했을 때 두려움을 느꼈지만 직접 도구를 사용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며 “적어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AI가 세상을 정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사람처럼 대화하는 단계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의 ‘배우’ 영역까지 진입하면서, 실제 배우의 일자리와 초상·저작권, AI 학습에 사용되는 연기 데이터 등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