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대학교(University of Alabama at Birmingham·UAB) 산부인과 워너 허(Warner K. Huh) 교수가 미국부인종양학회(Society of Gynecologic Oncology, SGO) 제51대 회장으로 선출되며, 한국계 의사로는 최초로 이 자리에 오르게 됐다.
미국부인종양학회는 자궁경부암, 자궁암, 난소암 등 여성암 치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단체다. 허 교수는 지난 3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제50차 연례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올해부터 1년 임기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그는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도 기록됐다.
허 교수는 앨라배마대학교 병원(UAB Hospital) 산부인과 과장이자 오닐 종합암센터의 수석 과학자로 재직 중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으로 조지워싱턴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지금까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랜싯(The Lancet), 미국암연구소저널(JNCI) 등 세계 유수 학술지에 225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해왔다.
허 교수는 한국계 2세로, 그의 부친 허선행 박사는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한 뒤 196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민해 의사로 활동한 1세대 한인 의사다.
취임 소감에서 허 교수는 “SGO는 여성암과의 싸움에서 매우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회장으로서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허 교수의 회장 선출은 앨라배마 의학계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사회에도 자긍심을 주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