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도우 비서실장과 TF 총괄 펜스 부통령 힘싸움
TF 내 의료 전문가들, 확진자 증가 속 불만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대한 이견으로 백악관 내부에서 내분과 긴장이 촉발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도 미 정부의 대응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져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 변화를 알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 트럼프, 코로나19 브리핑 재개
지난 수개월 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꺼렸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마스크를 쓰는 것이 ‘애국’이라며 마스크 착용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또 3개월만에 재개한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선 “마스크를 가지고 다니고 기꺼이 쓸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핑 재개 결정은 지난 3월 백악관 웨스트윙을 장악한 마크 메도우 대통령 비서실장 세력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다른 세력 간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한 전략을 놓고 긴장이 고조된 뒤 나온 것이다.
메도우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활동 재개와 재선 유세에 집중하려고 하자 TF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배제하고 브리핑 자체를 줄이려고 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독약을 주입하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는 등 여러 차례 실언 끝에 지난 4월 말에 정규 브링핑을 중단한 바 있다.
그간 메도우 실장 세력은 펜스 부통령이 총괄하고 있는 TF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보고 불만을 나타냈다고 백악관 관리는 말했다. 이 관리는 메도우 실장이나 대통령의 사위이자 선인 고문인 제러드 큐수너와 같은 외부 참모들이 가끔 회의에 참석해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은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올해 봄에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열었을 때 지지율이 더 높았다고 의견을 개진하자 브리핑을 재개하기로 했다. 재선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제이슨 밀러와 나머지 고위 관리들도 같은 의견을 냈다.
◇ “백악관 TF 의사들, 좌절감”
아울러 백악관의 코로나19 대응 TF의 의사들, 특히 데보라 벅스 조정관은 확진자 증가 경고가 무시되고 있다는 점에 좌절하고 있고, 미국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폄하되고 있는 상황에 크게 놀란 상태라고 관리들은 전했다.
한 관리는 “벅스 조정관은 점차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메도우 실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고위 관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아왔다.
한 관리는 “우리는 단지 도우려고 할 뿐이다. 우리는 공중 보건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며 “파우치 소장에게 일어난 일은 충격 이외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사들 중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