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선전매체들이 자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협력해 선동·선전 활동을 위한 외국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 중에서는 인기 전자상거래 앱인 테무(Temu)와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 등의 잘 알려진 플랫폼도 포함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호주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보고서를 내고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선전 기관들이 수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인기 쇼핑과 게임 앱을 보유한 중국 IT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에 광범위하게 연계돼 있다”라고 밝혔다.
ASPI는 1000개가 넘는 중국 정부 기관과 중국 기업의 관계도를 보여주며 여기에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만 1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테무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미디어 그룹 간의 협력 계약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테무의 모회사 격인 핀둬둬가 인민일보 산하의 데이터관리 회사인 인민데이터베이스(人民數据·인민DB)와 협력 관계라고 ASPI는 부연했다.
이외에도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 서비스 중인 중국의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과, 국영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등도 인민DB 협력사로 거론됐다.
아울러 최근 중국 선전기관이 자국 게임과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기업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ASPI는 지적했다.
앞서 WP는 인민일보 미디어 그룹이 중국 공안과 정보기관을 대신해 서방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광범위한 해외 감시 임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친중 성향의 선전 활동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선전 콘텐츠 유포를 위해 개설된 계정 수천 개가 페이스북에서 단속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ASPI 보고서에서 언급된 중국 기업들은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핀둬둬는 성명을 내고 인민DB와 데이터 공유 계약은 맺지 않았다며 “보도 자료 등 배포를 위해” 선전기관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테무는 인민DB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미국 내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ASPI의 전직 수석 분석가 서맨사 호프먼은 “중국 정부는 IT 기업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에 접근하고 이를 선전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최근 안보 우려로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을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만약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틱톡은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될 수 있다.
이에 틱톡 측은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가 박탈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중국 외교부 역시 “남의 좋은 것을 뺏기 위한 ‘강도의 논리’다”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