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과한 것은 군사적 긴장 고조를 낮추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독재자의 사과는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남한 민간인을 살해했을 때 연민이나 유감을 표현한 적은 있지만, 지도자의 말을 인용해 직접 문서로 낸 적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WSJ은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의 친서는 여름 내내 북한 관영 매체들이 비난했던 문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한반도 긴장 고조를 낮추고 싶은 의도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과 교수는 WSJ에 “김 위원장 입장에선 앞으로 트럼프와 마주하려면 문 대통령의 지원과 중재가 필요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CBS뉴스는 “북한 지도자가 남한에 분명히 사과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특히, 사과 메시지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과 맞물려 한국 내 비판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에 주목했다.
CBS는 “문 대통령 집무실에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한국 내 반북 감정을 완화시켜 긴장을 완화시킨 뿐 아니라 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CBS에 “김 위원장의 사과는 남북 간 긴장 고조를 줄이고, 남북 합의에 관한 문재인 정부의 희망을 살려준다”면서 “이번 총격 사건은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반대하는 한국 여론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김 위원장의 사과는 10년 전 집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한국과의 관계에서 또 다른 심각한 위기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을 정면돌파한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NYT에 “북측의 메시지는 법적 책임을 피하는 동시에, 남한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치밀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남한은 이를 계기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위협과 홍수로 인한 피해,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고통 등에 직면한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하면서 남북관계의 전환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