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슈퍼마켓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으로 매장 수백 곳의 식품이 폐기됐다. 해커들이 냉장 시스템의 성에 제거 기능을 원격으로 조작해 일부 설비 온도를 섭씨 50~80도까지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과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공격은 11일 밤부터 12일 새벽 사이 앵테르마르셰, 코오페라티브 U, 모노프리 등 유통업체의 냉장·냉동 시스템에서 발생했다. 프랑스 BFM TV는 해커들이 성에 제거 기능을 작동시키고, 가동 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려 경보가 늦게 울리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매장 직원들은 이른 아침 냉장고와 냉동고를 열었다가 뜨거운 열기를 확인했다. 냉장 상태가 무너진 매장들은 보관 중이던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폐기해야 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설비가 녹거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서부 지롱드주 그라디냥의 앵테르마르셰 매장 운영자 샤를 드종은 르몽드에 공격이 밤 11시쯤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오전 4시가 돼서야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그는 냉장창고 온도가 50도까지 올라 자동 살수 장치가 작동했으며, 매입가 기준 약 2만1,000유로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 규모는 앵테르마르셰 계열 약 300개 매장, 코오페라티브 U 약 100곳, 까르푸 80곳, 모노프리 약 30곳 등으로 집계됐다. E 르클레르 매장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전체 손실액은 수백만 유로에서 수천만 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공격에는 덴마크 기업 단포스가 유통업체에 공급한 냉장·냉동 제어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이 악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단포스는 피해 장치 대부분이 수명이 다해 소프트웨어와 보안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는 구형 제품이라며, 고객들에게 펌웨어 업데이트와 노후 설비 교체를 권고해 왔다고 밝혔다.
프랑스 총리실은 국가사이버보안국에 즉각 조사를 요청했다. 크리스토프 한센 유럽연합 농업·식품 담당 집행위원은 식량이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각별한 경계를 촉구했다. 당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와 정확한 피해 범위를 조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