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란과 연계된 공격 가능성을 둘러싼 새로운 위협 정보를 입수한 뒤 영국 남부 페어퍼드 공군기지에 배치했던 B-1 폭격기 12대를 모두 미국으로 철수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미국 관리 2명을 인용해 이번 철수가 주말 사이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도 페어퍼드에 있던 폭격기들이 미국 내 기지로 재배치됐다고 확인했다.
미국 관리들은 폭격기 이동을 촉발한 구체적인 정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NYT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9월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 페어퍼드 기지를 공격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아 왔다. 최근 하루 사이 위협 정보의 구체성과 긴급성이 높아지면서 지휘부가 폭격기와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폭격기와 승무원은 급유기 출격을 준비하는 동안 먼저 기지를 떠났으며, 최소 3대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본토 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보도됐다.
페어퍼드 기지는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145~160㎞ 떨어진 글로스터셔에 있다. 영국 공군기지지만 미군이 장기간 사용해 왔으며, 올해 대이란 작전에서도 미군 폭격기가 출격한 곳으로 알려졌다. B-1은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고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다. 미 국방부는 폭격기를 미국으로 옮겼지만, 본토에서 출격하는 방식 등을 포함해 미군 폭격 전력은 여전히 정밀타격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폭격기 철수는 페어퍼드 기지 주변에서 발생한 수상한 움직임과 테러 모의 수사에 뒤이어 이뤄졌다. 영국 경찰은 지난달 27일 기지 인근에서 폭발물·테러 관련 혐의로 20대 남성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경찰은 외국 국가가 사건에 관여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이후 영국·이란 이중국적자 1명이 테러 행위 준비 혐의로 추가 체포돼 수사 대상은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영국 측에서는 사건에 이란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수사는 진행 중이다. 이란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으며, 영국 주재 이란 대사관은 테헤란과 사건을 연결하는 주장을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이번 폭격기 철수가 이란 정부의 공격 계획을 확인한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군이 공개한 설명도 기지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 정보가 있었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조치는 중동에서 이어지는 전쟁이 유럽 내 미군 시설의 경계 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군 폭격기가 영국에서 빠져나오면서 페어퍼드 기지의 운용에는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미국은 본토 기지에서도 장거리 폭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 경찰의 수사 결과와 미국이 추가로 공개할 위협 정보가 이번 철수의 배경과 이란 연계 의혹을 판단할 핵심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