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일론 머스크에게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의 미사일 발사대를 직접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국경에서 최대 200㎞ 안쪽에 위치한 탄도미사일 발사대 등을 정밀 타격하기 위해 공격용 드론에 스타링크를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공격 원점 타격’에 나서려는 배경에는 방공 미사일 부족 문제가 있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탄도미사일 요격에 사용되는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만으로는 방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미사일이 발사된 뒤 요격하기보다 러시아 영토에 있는 이동식 발사대를 드론으로 찾아내 선제적으로 파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타링크가 중요한 이유는 장거리 드론의 통신 능력 때문이다. 스타링크를 탑재하면 스페이스X의 위성망을 통해 기존 무선통신보다 먼 거리에서도 드론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러시아의 전파방해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통신망을 확보할 수 있다.
군사 전문가 프란츠-슈테판 가디는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자체보다 이를 발사하는 ‘궁수’를 공격하는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스타링크 드론을 러시아 국경 너머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탐색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종 열쇠는 머스크가 쥐고 있다.
스타링크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러시아 본토에서의 군사적 사용은 제한돼 있다.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스타링크를 지원하면서도 이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는 데는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2022년에는 전쟁 확산을 우려해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사용을 제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 러시아 본토 200㎞ 이내 공격에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머스크의 승인을 받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을 받아 러시아군이 스타링크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러시아 본토 공격 목적의 사용 승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스타링크 사용 범위가 확대될 경우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대를 직접 추적·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반면 머스크가 이를 허용할 경우 자신의 민간 위성통신망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무기체계의 핵심 통신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반발과 전쟁 확산 가능성도 부담이다.
결국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발사 단계에서 차단하려는 우크라이나와 스타링크가 전쟁 확전의 직접적인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해 온 머스크 사이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