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해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알루미늄 연선·케이블(AWC)에 반덤핑·상계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산 우회 수출로로 활용됐다는 판단에서다.
AWC를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은 사실상 대한전선 정도가 유일하다. 이 기업은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미국 상무부로부터 받아 관세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당장 우리기업 피해는 없다는 의미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한 첫 무역 제재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28일 미국 연방 관보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7일 중국산 원재료를 활용해 한국에서 조립·제작된 AWC에 중국 AWC와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결정했다. 반덤핑(AD)과 상계(CVD) 관세는 각각 52.79%, 33.44% 수준이다.
미국은 중국산 원재료가 한국 기업을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됐다고 판단했다. 관세는 상무부 조사가 시작된 2023년 10월 이후 수출품부터 소급 적용된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8월 예비 판정이 내려진 후 이번에 최종 판정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는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별도의 증명을 제출하며 관세를 면제받았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미국 상무부가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판단해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하면서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다만 그동안 미국 측의 조사 과정 중 우리 기업 입장을 소명하는 절차를 진행해 온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실질적으로 국내 기업이 입는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제 유의미한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이 대한전선과 부산케이블엔지니어링인데, 대한전선은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 관세부과 대상이 아니고 부산케이블엔지니어링은 중국 기업 지분 100%인 투자기업”이라며 “이 외의 기업들은 AWC 품목을 수출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인한 (한국 기업의 실제)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미국에 AWC 제품을 수출하고자 하면, 중국산 소재를 쓰지 않았음을 입증할 시 미국에 반덤핑·상계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의 수입규제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