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속에서도 국제 금값이 10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와 CNBC에 따르면 현물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434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장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금값은 이미 올해 초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지난주에는 약 10% 급락해 2011년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통상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금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핵심 원인은 유가 급등이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를 자극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결국 ‘전쟁 → 유가 상승 → 금리 상승 → 금 하락’이라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여기에 달러 강세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도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수익이 난 금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 시장이 전통적인 ‘안전자산’ 역할보다 금리·유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금값은 초기 급등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단기 급등 후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장기 전망까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기조와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금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결국 현재 시장은 ‘안전자산’이라는 공식보다, 금리와 유동성이라는 현실 변수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