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의 범인 도피를 도운 조력자들의 재판에 이은해와 조현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그들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력자들이 도피를 돕지 않았다는 취지다. 당초 검찰 조사에서는 “도왔다”는 취지로 진술했음에도 재판에서는 “모른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잇따라 말하는 데 이어 급기야 이씨는 “검찰의 강압에 의한 진술이었다”는 발언을 하며 검찰을 헛웃음 짓게 했다.
15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단독 박영기 판사 심리로 열린 범인 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2)와 B씨(31)의 속행공판에서 이씨와 조씨는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와 조씨는 이날 도피 과정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자신들을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와 B씨의 혐의를 밝히기 위한 검찰의 집중 신문을 받았다.
검찰은 당초 조사 과정에서 수집한 이씨와 조씨의 수사 자료를 토대로 신문을 이어갔다.
A씨 등이 이씨와 조씨의 은신처를 제공하고, 이씨와 조씨에게 불법 사이트 홍보 일을 맡겨 그곳에서 거둔 수익을 배분해 도피 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다.
그러나 이씨와 조씨는 당초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는 다른 대답을 이어갔다.
검찰은 조씨에게 “피고인 A로부터 600만원 제공받았고, 사이트 운영으로 300만원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맞는가”라고 물었고 조씨는 “아니다”고 했다. 이에 검찰이 당시 조사에서 이와 같이 진술한 이유를 묻자 조씨는 “당시 그렇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증인으로 법정에 서자마자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 강압에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A씨가 운영하는 불법 사이트 홍보 일을 맡아 도피 자금을 마련했다는 가장 친한 친구의 법정 진술을 부인한 데 이어 A씨와 B씨로부터 도피 과정 중 도움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가장 친한 친구의 증언이 “거짓인가”라고 물었고, 이씨는 “네”라고 말하면서 “(검찰이)그쪽이 시켜서 거짓 진술했다는 친구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친한 친구는 처벌을 감수하고도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밝혔는데, 증인은 그 진술이 아니라는 건가”라고 묻자 이씨는 “네”라고 했다.
이씨와 조씨는 시종일관 A씨와 B씨의 혐의와 관련된 검찰의 질문에 “모른다”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하다가, 급기야 조씨는 “당시에는 그렇게 진술했어야 할 것 같아서”라거나 이씨는 “검찰 강압에 못이겨서”라는 등의 진술을 이어갔다.
검찰은 이씨의 강압 수사 주장에 헛웃음을 치기도 했다.
A씨 등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수사 결과 A씨는 이씨와 조씨가 검찰 1차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해 12월13일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씨와 조씨 그리고 B씨와 함께 모였다.
이후 이씨와 조씨로부터 생활자금과 은신처 제공을 부탁받고, A씨는 자금을 조달하고 B씨는 이씨와 조씨 대신 은신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왔다.
이들은 이씨와 조씨의 도피 자금으로 19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