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에 배치한 주방위군을 본안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컬럼비아특별구 연방항소법원은 하급심이 내렸던 주방위군 배치 금지 명령을 만장일치로 중지시켰다.
재판부는 워싱턴DC가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은 연방 직할지라는 점을 근거로,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통제하고 배치할 권한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본안 소송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항소법원은 이번 판단이 워싱턴DC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다른 주의 경우 대통령 권한이 훨씬 제한된다며, 한 주의 주방위군을 다른 주에 동의 없이 투입해 법 집행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총 3명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2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들이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슈왈브 컬럼비아특별구 검찰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본안 판단이 아닌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며 “소송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DC에서 강력 범죄가 급증했다는 이유로 앨라배마, 조지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여러 주의 주방위군 약 2000명을 DC에 투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별도로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포틀랜드, 멤피스 등 주요 도시에도 주방위군 배치를 시도했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법원 결정으로 대부분 차단되거나 제한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의 치안 개입 권한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워싱턴DC의 법적 지위가 갖는 특수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