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에서 사형수에게 독극물을 두 차례 투여했지만 사망이 확인되지 않아 집행이 중단됐다. 현장 증인들은 약물 투여 뒤에도 크리스타 파이크가 숨을 쉬고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파이크는 교도소에서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주지사는 올해 남은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이크는 9월 30일(현지시간) 내슈빌의 리버벤드 교도소에서 펜토바르비탈을 투여받았다. 변호인단은 법원 제출 자료에서 약물이 두 차례 투여됐다고 밝혔다. 언론인 등 집행 참관인들은 두 번째 투여 후에도 약 40분 동안 파이크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렸으며, 커튼이 닫힌 집행실에서 살아 있는 듯한 반응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집행 과정이 실패했으며, 의뢰인이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원에 긴급 집행 정지 신청을 내고,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받지 않을 권리가 침해됐다고 호소했다. 파이크는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보도 당시 변호인단은 구체적인 건강 상태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테네시주 교정당국은 주의 법적·공식 집행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AP가 확인한 주의 절차에는 첫 번째 약물 투여 뒤 사망하지 않은 경우 두 번째 약물을 투여하도록 돼 있지만, 두 번째 투여 뒤에도 생존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명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외부 기관의 종합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그는 올해 예정된 남은 사형 집행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월로 예정됐던 또 다른 사형 집행도 중단될 전망이다.
이번 일은 테네시주에서 올해 발생한 두 번째 사형 집행 차질이다. 지난 5월에는 사형수 토니 캐러더스에게 약물을 투여하려 했지만, 집행 요원들이 정맥을 찾지 못해 한 시간 넘게 시도한 끝에 절차를 중단했다. 두 사건이 잇따르면서 주의 약물 주입 방식과 집행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다.
파이크는 1995년 동급생 콜린 슬레머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18세였던 파이크는 남자친구와 함께 19세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이크는 테네시주에서 200여 년 만에 처형되는 여성으로 예정돼 있었다.
집행 당일에는 법적 절차도 이어졌다. 연방 항소법원이 파이크의 어린 시절 성폭력 피해 주장 등이 양형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집행을 일시 정지했지만, 미 연방대법원이 이를 뒤집어 집행이 진행됐다. 이번 집행이 중단되면서 사형제도와 약물 주입 절차, 유죄 판결 이후 제기된 법적 쟁점에 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