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물가 지표가 발표됐다.
미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보다 4.9% 각각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상승폭(5.0%)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0%)에도 소폭 하회한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폭은 지난 2021년 4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라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전년 대비 상승폭은 지난해 6월 9.1%(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 상승)를 기록한 이후 10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지난 3월(0.1% 상승)보다 높은 상승폭(0.4%)을 보였지만, 전문가 전망치와는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5.5% 각각 올랐다.
전월 대비는 3월의 상승폭과 같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월(5.6% 상승)보도 소폭 하락했다. 전년 대비 상승폭은 예상치에 부합했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올린 데엔 주택 임차료를 비롯한 주거 비용의 영향이 컸다.
4월 주거비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8.1% 각각 올랐다. 노동부는 “주거비는 근원 CPI의 상승에 가장 큰 요인으로, 전체 증가의 6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가격은 전월보다 4.4% 급등했고, 에너지 가격지수는 휘발유 가격이 전월보다 3.0% 급등하면서 0.6% 상승했다. 그나마 천연가스(-4.9%)와 연료유(-4.5%) 등 다른 에너지 가격의 하락하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식료품 물가는 전월 대비로 두 달 연속 변동이 없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 1년 이상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등 지난해 3월부터 ’10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의 2배를 훌쩍 넘는 데다 근원 CPI의 더디게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WSJ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휘발유 가격 상승과 서비스 가격 상승은 올 봄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승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가격 인상은 임금 상승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일부 기업들의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준은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이달 초 금리인상이 마지막 인상이 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의 과열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내 금리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