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국정 추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지만, 반등책 마련은커녕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 논란 등으로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28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앞섰다는 조사 결과가 적지 않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38.9%, 국민의힘은 33.4%를 기록했다. 지난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5.8%포인트(p) 하락했고 민주당은 3.9%p 상승하면서 알앤써치 조사상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민주당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은 41.9%로 32.1%를 기록한 국민의힘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9%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2.4%p 하락하며 두 정당의 지지율 순위가 뒤바뀌었다.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의 한 원인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꼽힌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면서 당 지지율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알앤써치 조사에서 긍정평가 36.8%, 부정평가 61.4%를, KSOI조사에서 긍정평가 32.2%, 부정평가 64.5%를 기록했다.
‘원톱’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실책도 당 지지율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사적채용 논란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실언’을 하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당안팎의 비판에 직면했고 결국 직접 사과했다.
지난 26일에는 국회에서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문자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해 논란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은 앞서 ‘윤핵관’과 이 대표 간 갈등에도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거리두기를 했지만, 이’내부 총질’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이 대표의 징계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국회 본관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의 부주의로 인해서 유출 공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원 및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한 뒤 허리를 숙여 ’90도 인사’를 했다. 직무대행 체제 이후 두 번째 사과다.
대통령실 역시 전날 “특별히 이준석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이준석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불쾌감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악재가 거듭되면서 국민의힘이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후반기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야권이 본격적인 공세를 예고하는 것도 여권에는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할 근거가 없는 데다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하더라도 문자 메시지 논란으로 불거진 ‘윤심’ 논란을 잠재우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컨벤션효과와 지지층 결집 효과를 누리는 점 역시 여권에는 악재로 분석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분간 지지율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쉬운 일이 아니다”며 “한동안 30%대 지지율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