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에서도 정상외교를 이어간다. 특히 윤 대통령과 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만남 가능성에 시선이 집중된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16일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 일정에 대해 “최종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앞선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9월 총리에 임명됐다. 그간 부총리 겸 국방장관으로 고령인 살만 국왕 대신 석유·국방·안보 정책을 주도해왔다. 올해 37세인 그는 사우디의 실권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
윤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네옴시티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노의하게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 주제는 현재 정해져 있지 않다”며 “사우디의 네옴시티, 도시개발, 인프라부터 시작해서 원전, 방산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격의 없이 얘기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네옴시티는 총사업비 66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를 대전환하기 위한 초대형 신도시 사업으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와 로봇이 갖춰진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우리 기업들로서는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사우디는 현재 우리나라 부산과 2030 엑스포 유치를 경쟁 중이다. 고위 관계자는 “2030 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해서는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 관계로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과는 별도로 한-사우디 협력 관계를 가져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18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뤼터 총리와는 지난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했던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진바 있다. 당시 양 정상은 원전·반도체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2번째 정상회담에서 더욱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반도체와 관련해서 범세계적인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나라”라며 반도체와 관련된 밀도 있는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했다.
윤 대통령은 18일에는 산체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올해 나토 의장국인 스페인과는 유럽의 안보협력, 아시아의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로 대표되는 협력관계, 신재생에너지 등 한-스페인 경제협력 관계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