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15일 인사에서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현재 해당 본부장이 알버트 비어만 사장임을 고려하면 한 조직의 본부장과 부본부장을 모두 사장으로 전면 배치한 셈이다.
현대차가 관례와 달리 사장 2명을 한 본부에 배치함에 따라 연구개발본부는 사내 핵심 부서로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무엇보다 해당 본부는 현대차의 신차 개발 초점인 전기차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실물을 전격 공개하며 내년 `아이오닉5` 등 신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한 현대차는 이번 박 사장 전보 인사를 통해 연구개발본부에 힘을 실어줘 개발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1957년생으로 63세 동갑내기인 비어만 사장과 박 사장은 2018년 말 정의선 당시 그룹 수석부회장(현 회장)의 인사 단행 때 각각 신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과 현대모비스 대표로 발령이 난 후 이번에 한 부서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비어만 사장은 독일 BMW 출신 고성능 차량 최고 전문가로 현대차의 첫 외국인 연구개발 수장에 올랐으며 박 사장도 서울대 기계공학 학·석사를 거쳐 현대차 연구개발기획조정실장과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현대차는 외국에서 실적 부진을 타개하는 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미국 앨라배마공장 법인장은 진병진 부사장에서 김의성 전무로 교체된다. 손경수 전무가 겸임하던 러시아권역본부장과 러시아법인(HMMR)장은 오익균 전무와 주수천 상무가 각각 나눠 맡는다. 터키법인장 자리는 김상수 상무가 이어받았다. 중남미권역본부장은 진의환 전무에서 켄 라미레즈 본부장으로 바뀐다. 체코공장 법인장과 일본법인장은 백철승 전무와 이성찬 책임이 각각 맡는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지난 1~11월 현대차 외국 판매량은 264만9687대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0.9%나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적 반등을 위해 외국 법인장들에 대한 쇄신 인사가 내년 초까지 추가로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