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롤라’로 불리는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BA.2.86의 국내 확진자가 처음 발생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가 많아 전파력이 강할 것이라는 추측에 더욱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생각보다 전파력이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 단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오미크론 BA.2.86이 국내에서 1건 처음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이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45)는 해외여행력이 없는 국내 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증상은 경증이고 동거인과 직장 접촉자 중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성 근처에 있는 소행성 ‘피롤라'(Pirola)란 별명이 붙은 BA.2.86은 오미크론 변이 ‘BA.2’의 하위 변이로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수가 BA.2보다 36개 더 많다.
이는 인체에 침투해 면역체계를 쉽게 뚫을 수 있어 백신이나 감염으로 확보한 면역 효과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제2의 팬데믹을 불러올 변이 바이러스’라며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질병청은 BA.2.86을 아직까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김은진 질병청 신종병원체분석과장은 “BA.2.86는 이례적으로 스파이크 부분에 변이가 많이 생겨 전파력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BA.2.86를 모니터링 변이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BA.2.86 변이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많이 발견되고 있지 않아 ‘앞으로 모니터링을 해보겠다’는 차원의 모니터링 변이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코로나19 변이들을 위험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 BA.2.86는 지난달 18일 ‘감시변이'(VUM)로 분류됐다. WHO는 이 감시변이에서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를 VOI(관심변이, Variant Of Interest), 그 다음을 VOC(우려변이, Variant Of Concern)로 구분하고 있다.
확진자 수도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BA.2.86 변이는 덴마크 12건, 스웨덴 5건, 미국 4건, 남아공 3건, 영국 2건, 프랑스 2건 등 지난 4일까지 전 세계에 32건이 확인됐다.
김 과장은 “감염자 수가 많지 않다는 건 그만큼 지금 한창 유행하고 있는 다른 XBB 계열보다 전파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검체 수가 많지 않아 바이러스 특성 연구가 제한적이다 보니 위험도는 결정지어 말할 수 없어 해외 동향을 살피며 계속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