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첫 대선토론 이후 바이든에 14%p 뒤지는 결과…재선 비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터에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나와 멜라니아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즉시 자가격리와 치료 절차를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의료고문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부부의 상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부부는 백악관 안에서 격리할 예정이며, 격리 기간에도 대통령으로서의 의무 수행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이다.
트럼프 부부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호프 힉스 백악관 고문으로부터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힉스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인사 중 하나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호프 힉스 백악관 고문이 방금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나와 멜라니아는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 전까지 우리는 격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적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29일 호프 힉스 고문과 포즈를 취하는 모습. © AFP=뉴스1 |
힉스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대선 TV토론과 이튿날 미네소타주 유세 현장에 함께 참석했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9일~30일 TV토론 직후 시행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에게 14%포인트 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2일에도 정보 브리핑, 지지자들과의 원탁회의, 플로리다 유세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플로리다 유세는 취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코로나는 가벼운 감기에 불과하다”며 마스크도 쓰지 않는 등 만용을 부리다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근거 없이 바이러스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해왔다.
그는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몇 달 동안 마스크를 쓰는 것을 거부해 왔다. 오히려 마스크를 쓴 사람을 조롱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상대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자 그를 조롱했다.
![]()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흑인 경제 정상회의를 마치고 떠나기 전에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인근 문타운십 유세에서 바이든 후보를 언급하며 “그는 마스크가 좋은가보다. 그것도 괜찮다. 기분이 좋다면 뭐든”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마스크로 완전히 가릴 것이라면 왜 성형수술에 돈을 다 써버렸나”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문가들의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하고 최근 대대적인 군중행사를 강행했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 대회 마지막 날 지명을 수락 했을 때, 백악관의 남쪽 잔디밭에 1000명 이상의 지지자를 초대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대부분 마스를 쓰지 않았었다.
그는 올해 74세다.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간주되는 연령이다. 미국에서 발생한 사망자 10 명 중 8 명은 65 세 이상이라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