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가브리엘 에라우스킨 미국 텍사스대학교 샌안토니오의과대학 교수와 시카고 알츠하이머협회 연구원들은 최근 공동연구를 통해 코로나19가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질환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발작 및 정신질환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눈에 띄는 신경학적 증상들을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미각과 후각의 상실을 들 수 있는데 일반적인 회복시점을 훨씬 넘어서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질병의 종류나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한 이해가 불분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되면서 코에서 뇌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진은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 중 기억력과 정신기능 장애 등 뇌 손상으로 추정할만한 증상을 보이며 퇴원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대부분 회복되면서 뇌 기능도 함께 향상되지만 일부 환자들은 장기적인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진들의 주장과는 별개로 코로나19가 뇌 손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또 있다.
지난 12월 30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신경질환 및 뇌졸중연구소(NINDS) 연구팀은 해외 의약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슨(NEJM)’에 게재한 연구에서 코로나19가 환자들의 뇌에서 광범위한 염증 및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미세한 수준이지만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NINDS 연구원들은 이 같은 현상이 작은 뇌졸중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12월 16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게재한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들에게 소위 브레인 포그(정신적 몽롱함)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BBB는 혈액에서 뇌로 들어가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장벽이다. 산소나 물 등은 투과시키지만 일반적으로 세균이나 항암제 등이 뇌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암이 전이됐을 때 치료가 힘들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서 나타난 다양한 염증 및 혈관 누출로 인해 뇌가 추가적인 손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2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았던 박현 부산대학교 교수(부산47번 확진자)가 겪었던 여러 후유증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었다.
당시 박 교수 또한 브레인 포그 현상을 호소했었다. 박 교수가 겪었던 후유증으로는 △가슴과 배가 불타는 듯한 증상 △브레인 포그 △피부 변색 및 건조증 △만성피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