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젊고 건강한 이들이 갑자기 코로나19로 사망하는 경우 인터페론 반응장애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가 침투한 세포 안에서 생성되는 당단백질인데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을 억제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 나이가 30세 전후인 형제, 그로부터 2주 후 모두 20대인 한 형제는 사망하거나 매우 심각한 코로나19 증세를 앓았다.
과학자들은 이들을 연구한 결과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이 없었던 것을 공통의 실마리로 찾았다. 불충분한 인터페론 양이 코로나19가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하는 이유일 수 있다는 이 연구 결과는 이날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한 연구자는 “이 바이러스는 큰 트릭(속임수) 하나를 쓰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상당 기간 동안 초기 면역 시스템의 발동을 피한다. 특히 초기 유형1 인터페론의 반응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인터페론 기반 치료법을 연구중이다. 인터페론이 부족해 병이 악화될 수 있다면 역으로 이것이 풍부하다면 병이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와 혈장치료제들이 인터페론과 연관되어 있는 치료법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터페론은 감염 초기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때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호흡기 장애를 피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인터페론 치료에 대한 수십 개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실험을 위해 코로나19 환자도 모집되고 있다.
한 연구자는 “우리는 인터페론을 주입하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감염을 막는 인터페론 반응은 매우 초기 단계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노인, 기저질환이 있을 때 코로나19의 위협이 더 크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가진 이들이라도 병의 심각함은 매우 달랐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염증 수준과 면역력,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양, 그리고 환자의 유전자 구성 등 다른 요소들이 병의 심각도에 영향을 준다고 추측했다.
일부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인터페론을 비활성화하는 항체를 만드는 통에 되레 감염과 싸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4일 세계적인 연구자들로 구성된 한 연구팀은 인터페론에 대한 비활성화 항체 때문에 여성의 최소 2.6%와 남성의 12.5%에서 코로나19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에서도 중증질환자 987명 중 101명에게서 인터페론차단 항체가 나타났다. 무증상자나 약한 증세의 환자 중에 이 항체가 나타난 것은 아무도 없어서 인터페론이 코로나19 심각한 증세와 연관이 깊다는 심증을 굳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