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채 3주가 남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국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꽤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고 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격차를 약간 좁힌 것으로 나타나 바이든 후보가 막판까지 방심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 “트럼프에 남은 시간 많지 않아” =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을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평균에서 바이든 후보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는 15일(현지시간) 9.4%포인트(p)를 기록하고 있다. 또 영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91%로 제시했다.
미국 ABC방송이 운영하는 선거 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은 바이든 승리 가능성으로 87%를 제시했다. 이날 파이브서티에잇은 “바이든은 전국 지지율에서 두 자리 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주 단위 조사에서만 조금 좁혀졌을 뿐이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시간이 많지 않다”고 판세를 분석했다.
그렇지만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최종 승부에선 패배한 바 있기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경계심을 갖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탄탄한 지지층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 공화당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보수 표의 결집이다. 공화당은 이번 주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 인준 청문회를 통해 보수층이 결집할 것을 기대했지만 청문회에선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발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로 뚜렷하게 양극화돼 있는 미국 정치 지형을 감안할 때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격차는 자연스럽게 좁혀질 것이고, 이 같은 흐름에서 남은 기간 동안 보수층을 뭉치게 할 사건이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열정적인 지지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지층의 견고함에서 바이든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민주당이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중 56%는 대통령을 위한 한 표 행사에 “매우 적극적이다”(very enthusiastic)고 답변했는데 바이든 지지층의 경우엔 이 같이 답한 비중이 35%에 불과했다.
시드니대학 미국연구센터의 고라나 그루지치 연구원은 ABC뉴스에 “열의의 격차는 항상 있어왔다”며 “바이든 후보는 분노와 같은 정말 강한 감정에 기대 자신에 대한 지지를 부채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경합주 격차, 4년 전보다 작아 = 아울러 바이든 후보는 전국 지지율에서 안정적으로 앞서 있지만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경쟁의 승자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 경합주에서는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고 있다.
RCP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6대 경합지(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에서 4.9%p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4년 전 10월 중반에 클린턴 후보는 이들 경합 지역에서 5.4%p 앞선 바 있지만 본선에선 이들 경합지 전부를 내주며 패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경합주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이번 주에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 그린빌에 있는 피트-그린빌 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있다”며 “내가 말하면 그들(민주당)은 미쳐버린다. 이것(대유행)은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일기자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