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준법위를 계속 지원한다는 다짐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구속 수감중인 이 부회장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18일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5일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1078일만에 재구속된 것이다.
이날 이 부회장이 준법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재구속 이후 3일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재판에서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을 때도 이 부회장은 최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면서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정도를 걸어가고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법감시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한 뒷받침을 하겠다”며 “이제부터 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을 정기적으로 뵙고 저와 삼성에 대한 소중한 질책도 듣겠다”고 덧붙였다.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 상태임에도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준법위 ‘폐지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와 법조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의 지적을 받아들여 도입했던 준법감시위원회가 실형을 면하는 데 역할을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판부도 판결문을 통해 준법위의 진정성은 인정했지만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유형 위험에 대한 위험 예방 및 감시 활동 하는데까지는 이르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활동 역량에 의문을 더했다.
특히 준법위 자체가 국내 대기업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직인 데다가 법적으로 지위도 불분명하다는 특이점 때문에 점차 입지가 쪼그라들어 존폐의 기로에 몰릴 것이란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이 부회장은 외부에서 삼성 준법위 흔들기를 조기에 차단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왔던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준법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사옥에서 2021년 첫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지형 위원장을 비롯한 준법감시위원들은 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한 7개사 외의 회사들에서 발생할 위법행위를 방지할 감시체계, 향후 새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위험성,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등의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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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2021.1.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