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올해 한글날을 기점으로 광화문 현판에 관해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이 말한 ‘뭔가’는 한자로 적힌 ‘광화문’의 한글 변환을 뜻한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정책 현안 백브리핑에서 “세종대왕탄신일 기념 행사 전에 한글학회와 한글 관련 단체장들과 만나 여러 얘기를 하던 중에 광화문 현판과 관련한 의견을 묻기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글’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유 장관은 “제가 볼 때는 세종대왕 동상이 앞에 앉아 있는데 한문 현판은 이상하지 않냐고 예전부터 얘기를 많이 했다”며 “(광화문 현판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시대 달려 있던 현판이 그대로 달려 있다면 보존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것(현재의 광화문 현판)도 새로 만들어서 단 것 아닌가”라며 “고증해서 단 현판은 박물관에 전시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고, 복원해서 새로 단 것이면 한글로 해두는 것이 훨씬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제 생각이지만 좀 주장을 하고 싶다”고 한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유 장관은 “이게 다시 불씨가 살아나서 국민적 논의가 된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사람이 반대하면 어떻게 하겠나,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광화문 현판은 지난해 10월 15일 원형대로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자로 돌아왔다.
지난 2010년 광복절에 흰색 바탕에 검정 글자로 쓰인 현판은 균열 등 부실 복원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로 경복궁의 흥례문과 근정문, 근정전 등의 현판은 모두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자다.
새로 걸린 현판의 글자는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인 임태영의 글씨로 동경대와 스미스소니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으로 원형을 확인해 복원했다.
지난해 10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에서 현판이 공개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철거된 기존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쓰여진 현판, 오른쪽 사진은 새로 설치된 검은색 바탕에 금빛 글씨로 쓰여진 현판. 이번 행사는 광화문 제 모습 찾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추진된 월대와 현판 복원이 마무리됐음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광화문 월대 새길맞이’라는 슬로건으로 마련됐다. 2023.10.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