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공장에서 6천여명의 직원들이 투표를 시작해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대표하는 앨라배마 최초의 자동차 공장 노조가 만들어질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노조 조직자들이 오랫동안 노조 활동에 저항해왔던 이 공장의 근로자 대다수를 가입시켰기 때문에, 5개월 간의 폭풍우 끝에 열린 역사적인 선거에서 총 투표수는 금요일에 나올 전망이라고 AL닷컴이 13일(월)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0여년 전 앨라배마주에 자리잡은 최초의 자동차 공장으로, 앨라배마주를 미국 제1의 자동차 수출 주로 만드는 시발점이 되었다.
불과 10년 전인 2014년에 UAW는 노동자들의 요청에 따라 노조 결성 운동을 취소한 바 있다.
이제 UAW는 지난 달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에서 열린 노조 투표가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도 노조 결성을 성사시켜, 지난해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스탠드 업”(Stand Up) 파업으로 구축한 추진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기세다.
앨라배마주에서 노조 결성은 한때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최근 빠른 인구이동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친노조 성향의 새로운 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하향식 조직 문화에 대한 거부감과 노동력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감정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메리칸대학교 정치, 거버넌스, 경제학 교수인 스티븐 실비(Stephen Silvia)는 UAW가 남부의 자동차 공장 3곳을 타겟으로 삼고 “도박”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실비아 교수에 따르면, 미시시피 닛산 공장은 계속 부결됐지만, 테네시주 폭스바겐 공장은 2014년과 2019년 실패 끝에 최근 노조 결성에 성공했다. 세번째 표적이 바로 앨라배마 메스세데스-벤츠 공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폭스바겐과 달리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투표에서 노조가 결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시사는 노조를 앨라배마 경제에 대한 “어렴풋한 위협”이자 “부패하고 변덕스럽고 위험한 거머리”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아이비 주지사는 성명에서 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지도자들이 직원과 회사 사이의 “외부 세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회기 주 의회는 자발적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거나 노동조합 선거에서 비밀 투표를 하지 않는 기업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조건을 위반하는 기업에게 2025년 1월 1일 이전에 받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상환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난 주에 주 의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현재 아비비 주지사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 CEO 마이클 괴벨은 직원들에게 “UAW가 우리가 더 나아지도록 도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메르세테스-벤츠 공장에 노조가 결성된다면, UAW는 남부 지역에 4천만 달러 규모의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AL닷컴은 전했다.
이는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올해 초 노조는 현대차 근로자의 30%가 노조 카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