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확산세 만으로도 감당이 어려운 만큼 전염력이 70%나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원천적으로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변이 바이러스는 세계 곳곳으로 이미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만 30개국이다. 당장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마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나흘전 북미 지역인 캐나다에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가 발견된 만큼 미국으로의 확산은 시간문제였다.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오후 진행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의 화상 간담회를 통해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B.1.1.7’으로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의 첫 번째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처음 나온 이후 두 번째다. 콜로라도에 이어 미국에서도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까지 방역망이 뚫리면서 미국 전역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파우치 소장도 이미 최악의 상황의 경고한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CNN과의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성탄절과 새해를 지나며 더 큰 확산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는 정말 아주 중대한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미국은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확산세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집단면역을 이루기에는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고 접종에도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CNN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2월에만 26일까지 6만 3000명을 넘어 이미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사망자의 1.7배이 이르는 수치다.
이는 유럽도 다르지 않다. 영국은 이미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영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도 7만 명을 넘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와 공포도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영국 정부 코로나19 자문 위원인 앤드루 헤이워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는 전날 BBC와 인터뷰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영국이 팬데믹의 매우 위험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백신 속도전에 들어갔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에 대해 세계 최초로 긴급 사용 승인을 내리면서 백신 접종 방식을 변경했다.
지금까지는 통상 1회차 접종을 한 뒤 3∼4주 후에 2회차 접종을 해왔지만 변경된 방식에선 1회차와 2회차 접종 사이의 간격을 12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우선적으로 1회차 접종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적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지난 20일 백신 접종을 시작, 이미 65만 명이 접종을 마쳤다고 이스라엘 보건부가 설명했다.
백신 속도전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는 빗장을 거는 국가도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조건부로 국경을 개방하고 있는 상태고 벨기에는 항공편뿐만 아니라 열차 운행도 금지하기로 했다. 독일은 새해 초까지 영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핀란드와 러시아도 문을 걸어 잠갔다. BBC에 따르면 당장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40여 개 국에 달한다.
일본과 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외국인 입국을 아예 제한했다. 대다수의 나라가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만큼 이 같은 대응은 더 빠르게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