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내달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집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경쟁에서 계속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선뜻 바이든 후보의 ‘낙승’을 기대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읽히고 있다.
4년 전 대선 때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줄곧 지지율 우위를 보여 왔으나,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였다는 이유에서다.
12일 미국의 정치 분석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실시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한 데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51.8%로 트럼프 대통령(41.6%)을 10.2%포인트(p) 앞섰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두 사람의 첫 TV토론(9월29일)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입원 치료(10월2~5일) 이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와 민주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 우위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 버지니아대 정치센터의 래리 사바토 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이 극도로 양극화돼 있다”는 이유로 “바이든 후보의 압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대변인 출신의 모 엘레이티 조지타운대 정치·공공서비스 연구소장 역시 “(올해 선거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면서 “바이든 후보에게 아직은 백악관에서 쓸 커튼을 준비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투표에 참여한 전국 유권자들에게서 가장 많은 표가 얻은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만, 미국에선 수도 워싱턴DC와 전국 50개주의 유권자들이 뽑은 선거인단의 투표를 통해 과반(총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획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 대선에선 선거결과가 전국 유권자들의 투표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일례로 2016년 대선 때도 전국 투표수는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132만표 이상 많았으나, 선거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306명, 클린턴 후보가 232명을 확보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다.
이와 관련 공화당 선거 전략가 루크 톰슨은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공화당 지지 유권자들의 가중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민주당 슈퍼팩(정치자금 모금단체) ‘미국 우선 행동'(Priorities USA Action)의 가이 세실 의장도 “상대적으로 작은 변화가 선거인단에선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끝까지 관련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난 한 달 간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 수치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바이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전국 선거인단 중 319명가량을 확보하며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