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한 국방수권법(NDAA) 거부권이 결국 무효가 됐다.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도 법안을 재의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1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2021회계연도 NDAA를 찬성 81표 대 반대 13표로 재의결했다. 새해 첫날 표결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하원은 이미 지난달 28일 찬성 322표 대 반대 87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재의결을 마쳤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상하원 모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상하원 재의결로 효력을 잃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 회계연도 NDAA는 7410억달러(약 806조원) 규모의 국방비 예산을 담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8500명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사용자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사 측에 묻지 않는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를 NDAA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지만, 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그는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군 장성의 이름을 딴 군 기지나 시설의 명칭을 변경하도록 강제하는 NDAA 조항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8번 거부권을 행사해 인정됐지만, 9번째인 이번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FP통신은 “미국 의회가 집권 마지막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욕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