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왜 이렇게 팔다리에 힘이 없고 저리지? 얼굴 감각도 뭔가 이상한 거 같고….” A씨는 목 디스크 탓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전부터 목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던 터라 A씨는 여느 때처럼 진통제 한 알을 꺼내 먹었다. 십여 분이 지났을까.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난 A씨는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꼭 멀미하는 것처럼 천장이 빙빙 돌고 어지러웠다. “나 몸이 이상해.” A씨의 말에 옆자리 동료는 사색이 됐다. A씨의 한쪽 얼굴은 마취한 듯 마비돼 있었고 A씨의 발음 또한 이상했다.
당장 응급실에 가야 한다는 동료의 성화에 A씨는 급하게 근처 대학병원을 찾았다. 상태는 심해졌고, A씨의 의식도 희미해져 갔다. A씨는 바로 응급 시술에 들어갔다. 의사는 뇌졸중이라고 했다. 의사는 다행히도 A씨가 병원을 빨리 찾은 덕에 후유증 없이 금방 회복할 거라고 했다. 시술을 끝내고 나와 중환자실로 옮겨지던 A씨는 멀쩡한 발음으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동료에게 물었다. “나 왜 여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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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생기는 병이다. 크게 혈관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뇌에 일정 시간 이상 피가 돌지 않으면 뇌조직이나 세포의 일부가 죽기 시작하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면 평생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뇌졸중은 뇌 컴퓨터단층촬영(뇌 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뇌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뇌경색과 뇌출혈을 감별한다. 혈관이 막히느냐 터지느냐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4시간30분’ 내에 도착한 뇌경색 환자의 경우 뇌CT나 뇌MRI로 뇌졸중을 진단한 후 다른 검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정맥 내 혈전용해술을 시도해 막힌 혈관을 뚫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엔 약과 시술 장비가 좋아져 4시간 반을 넘겨도 시술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뇌출혈은 내과적 치료와 외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내과적 치료로는 항고혈제 투약을 통한 혈압 조절, 만니톨 등을 이용한 두개강 내압 상승 및 부종 억제 등이 있다.
외과적 치료로는 혈종(장기나 조직 속에 혈액이 괸 상태)이 커서 두개강의 내압을 올리는 경우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이처럼 단 몇 시간 만에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뇌졸중은 다행히도 전조 증상을 동반한다. 이 때문에 뇌졸중 전조 증상을 일명 ‘저승사자가 보내는 신호’라고 부른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이 ‘저승사자가 보내는 신호’가 저승사자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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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진 이대뇌혈관병원장은 “전조 증상이 느껴진다면 빨리 병원을 가야 하는데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상시와 분명히 몸 상태가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응급실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원장에 따르면 뇌졸중 전조증상은 △갑자기 말이 안 나오고 발음이 어눌해지는 경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감각이 없는 경우 △망치로 맞은 듯한 ‘벼락 두통’이 느껴질 경우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 △걸을 때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사물이 둘로 보이는 경우 등이다.
송 원장은 “특히 팔다리에 이상을 느끼면 척추문제라고 착각하고 진통제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양쪽 팔다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대개 척추의 문제일 수 있지만, 뇌졸중은 양쪽 팔다리에 문제가 생기면 의식까지 잃을 정도의 수준까지 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