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에 대한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한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이 한꺼번에 유행하고 환자도 늘고 있어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요구된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18주차(4월 30일~5월 6일)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 인플루엔자 의사(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 1000명당 23.7명으로 직전주(17주차·23명)보다 0.7명(3%) 증가했다.
분율은 8주차 11.6명으로 저점을 찍고 학령층의 개학을 계기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18주차 분율은 이번 유행 기준(4.9명)의 4.8배에 달한다.
연령별로 보면 13~18세 학령층 분율이 48.9명으로 가장 높다. 7~12세 어린 학령층 분율 역시 48.7명으로 높은 편이다. 학령층의 분율은 유행 기준의 9.93배를 넘어선다.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질병관리청 제공 |
아울러 19~49세(26명), 1~6세(25.2명)가 전체 분율보다 높고 0세(19.1명) 역시 높은 편이다. 50~64세(10.8명), 65세 이상(5.5명)만 상대적으로 분율이 낮으나 유행 기준보다 높다.
질병청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면 의사 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18주차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는 198명으로 17주차(225명)보다 13.6% 감소했다.
18주차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HRV),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바이러스성 급성 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는 2069명으로 직전주(2742명)보다 감소했다.
18주차 입원환자 중 리노바이러스(648명),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460명),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HPIV)(406명) 순으로 많다.
18주차 호흡기 바이러스별 검출률을 보면 리노바이러스가 19.9%로 가장 높았고 아데노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각 12.9%) 순이었다.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감시 현황/질병관리청 제공 |
보통 기침, 콧물, 인후통, 두통 등을 유발하고 ‘감기’로 알려진 상기도 감염이 대부분인데, 간혹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유행성각결막염을 동반해 눈곱 감기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자도 연일 2만명씩 나오고 있는데 질병청은 ‘XBB’ 변이의 우세화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우세종 변이는 XBB 계열이다. 이 변이는 5월 1주차 기준 국내 확진자 가운데 74.4%에서 나타났다. 이미 절반을 넘은 상황으로 현재 감염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11일) “현재 XBB가 환자 증가를 주도하더라도 6월 초 정도에 2만6000명에서 3만~4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같이 완전히 계절적으로 바뀌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당분간은 이렇게 증감이 유지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방역 완화 정책을 발표하고 코로나19에 대한 일상 회복을 선언한 데 대해 “지지한다”면서도 “개인적인 건강관리에 꾸준히 유념해달라”고 조언했다.
의협의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지난 3년여간 마스크 착용과 부족한 대외 활동으로 기초적인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에 대한 방어력이 저하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위원회는 개인적 건강관리에 꾸준히 유념할 것을 권고하며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타인에게 전파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감염병을 이기기 위한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일반적 감기와 세균 감염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외출 후 양치와 손 씻기를 통한 감염 예방을 안내했다.
고위험군에 해당하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아울러 감기라 하더라도 2~3일 안에 호전되지 않으면 가까운 의원을 찾아 의사 진료를 받아보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이외에 호흡기 바이러스 및 세균성 감염병과 미세먼지 및 꽃가루 등 호흡기 질환이 호발하고 있어 생기 개인 건강 권고 수칙을 통해 국민 건강과 생명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