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미국에서 요양원 거주자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릴리 치료제가 ‘감염 예방’까지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 받으면, 예방과 초기 치료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의약품이 될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국내서 치료제로 허가를 앞두고 있는 셀트리온의 항체약도 예방목적의 임상을 따로 진행 중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릴리 “요양원 감염 위험 80% 감소 효과”
릴리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코로나19 중화항체 ‘LY-CoV555(성분 밤라니비맙)’가 임상3상(BLAZE-2)에서 요양원 거주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위약군 대비 최대 80%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릴리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95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두 그룹을 나눠 LY-CoV555 4200밀리그램(mg) 또는 위약을 투약했다. 956명 중 299명은 요양원 거주자들이고 나머지 666명은 요양원 직원들이다.
투약 후 8주에 걸쳐 추적관찰한 결과, LY-CoV555을 투약한 치료군에서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위약을 투약한 대조군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LY-CoV555는 코로나19로 입원 및 사망한 환자 수를 평가한 2차 유효성 평가 기준 역시 유의미하게 충족했다.
요양원 거주자 299명 중 사망자는 4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위약 투여 피험자들이었다.
다니엘 스코브론스키 일라이릴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밤라니비맙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가장 취약한 사회 구성원인 요양원 거주자들의 질병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결과”라며 “밤라니비맙과 같은 단일클론항체가 이 감염병의 흐름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한다”고 말했다.
다만 항체치료제의 예방효과를 백신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스코브론스키 CSO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학전문 매체 스탯과의 인터뷰에서 “이 약을 백신과 경쟁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백신이 효력을 발휘할 시간이 없을 때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예방요법 임상3상 진행 중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 레그단비맙, 개발명 CT-P59)’도 지난해 10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예방목적의 임상3상을 승인받아 현재 진행 중이다.
렉키로나 역시 릴리의 항체치료제와 유사한 기전을 갖는 약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임상3상 별도)를 신청해 최근 자문단으로부터 허가권고를 받고 최종 허가를 앞두고 있다.
렉키로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 세포에 침입할 때 결합하는 안지오텐신2효소(ACE2) 대신 결합해 감염을 막는다. 이에 따라 치료뿐 아니라 예방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여 별도 임상을 진행하게 됐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이 임상 대상자이며, 렉키로나 투여로 인한 예방적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현재 렉키로나는 치료제로서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군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과 최종 허가여부 결정만을 남겨놓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코로나19 치료제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는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렉키로나의 치료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중앙약심의 허가 자문 결과는 오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