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아시아에서 군사 긴장을 유발하고 경제를 위협하는 원흉이라고 미국의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이 힐난했다. 재선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내년 물러날 로스 장관은 중국이 국제 무역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로스 장관은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밀켄연구소 아시아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로스 장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반덤핑 및 상계관세로 규제를 받은 539건 가운데 210건은 중국이 차지한다.
로스 장관은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시장인 동시에 최대의 군사적, 경제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주도로 일본, 한국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해 무역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RCEP은 정부가 기업에 주는 보조금, 지식재산권 보호, 공정한 시장 접근성과 같은 까다로운 이슈들은 외면했다고 그는 비난했다.
다만, 로스 장관은 지역의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안보와 경제 이해를 보호하면서도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계속 촉진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미국은 주요 경제국 가운데 보호주의가 가장 덜하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는 악화했고 거의 2년 동안 관세전쟁을 벌이면서 세계경제를 위협했다. 올초 미중 무역전쟁은 1차 합의가 타결되면서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임기 막바지의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전 대중 강경노선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전날에도 홍콩 입법회(의회) 야당 의원 축출에 관여한 책임을 물어 중국 관료 14명을 블랙리스트(제재명단)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