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북한이 미국 은행들을 통해 돈을 세탁해온 전모가 유출된 비밀문서를 통해 드러났다고 미국 매체인 CN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뉴스는 비밀문서를 검토한 후 북한이 지난 수년 동안 ‘셸컴퍼니'(자산이나 사업 활동이 없는 명의뿐인 회사)들과 중국 회사들의 도움을 받아 JP모건과 뉴욕멜론은행 등을 통해 1억7480만달러 이상을 세탁했다고 전했다.
이 문서에는 북한과 연계된 소유권이 불분명한 회사들로부터 나온 송금액이 때로는 며칠 또는 몇 시간 간격으로 불쑥불쑥 등장했다. 송금된 자금은 거래에 대한 명확한 상업적 설명 없이 끝자리가 00 혹은 000 등으로 딱 떨어지는 숫자로 표기돼 있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돈세탁 방지 전문가인 그레이엄 배로우는 이런 종류의 거래가 불법 자금의 기원을 감추려는 노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유출된 문서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버즈피드 뉴스, NBC뉴스, 그리고 전 세계 400 기자들과의 역외금융범죄 관련 공조 취재 프로젝트인 ‘미 재무부 첩보 유출'(FinCEN Files)의 일부다. 버즈피드가 최초로 입수했다.
이 문건에는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모두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무기 구축을 막기 위해 대북 제재를 꾸준히 강화한 2008~2017년의 기간이 주로 담겨 있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 기업의 도움을 받아 감시망을 요리조리 피해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사례를 보면 북한 국경에 인접한 중국 도시인 단둥에 있는 단둥 훙샹산업개발공사가 수천만달러의 돈세탁을 한 명백한 정황이 미국의 뉴욕멜론은행의 문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뉴욕멜론은행은 2015년에 8560만달러의 수상한 이체를 처리했고, 이 가운데 2010만달러의 거래 내역을 문서에 기록했다.
또한 JP모건 체이스는 2015년 1월 재무부에 지난 2011~2013년 북한과 연계된 11개 기업과 개인에게 8920만달러가 제공된 사실을 포착해 해당 기업들에게 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는 페이스 서플러스 무역개발이 중국 국영석유회사(CNPC)의 자회사인 차이나오일싱가포르에 376만달러 상당의 자금을 14차례에 걸쳐 송금했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북한의 돈세탁이 뉴욕 멜론은행이나 JP모건 등 금융회사가 외환이나 다른 거래를 위해 외국 은행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환거래은행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