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이어가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브랜드 파워와 고객 기반 확대에 무게를 두고, 하반기에는 대형 신차 3종을 연이어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6월 미국 시장에서 총 89만4000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11.0％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현대차가 47만7000대(5.9％), 기아가 41만7000대(5.1％)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부과한 추가 관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루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도요타와 독일계 브랜드들이 약 5％ 수준의 가격 인상에 나선 반면, 현대차그룹은 할인을 연장하며 점유율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현대차그룹은 높은 이익 체력을 기반으로 올해 말까지도 점유율 확대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미국 시장에 중대형 전략 신차 3종을 잇달아 출시한다. 현대차는 6년 만에 완전변경된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부분변경된 ‘더 뉴 아이오닉6’를, 기아는 스테디셀러 ‘K3’의 후속 모델인 ‘K4 해치백’을 투입한다.
이들 차량은 모두 기존 모델이 미국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던 만큼, 하반기 실적 반등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누적 5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현대차 대표 SUV이며, 아이오닉6는 누적 3만1000여대, K3는 2009년 이후 152만8000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다.
여기에 신형 팰리세이드에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HEV) 모델이 추가됐다.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량은 13만6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당초 이달 초까지 적용 예정이었던 할인 프로그램을 오는 9월 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총 19종의 차량이 할인 대상이며, 현금 구매 시 싼타페는 최대 3500달러, 팰리세이드는 2750달러가 할인된다. 아이오닉5·6·9와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 모델에는 7500달러의 혜택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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