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가 항공 정비 현장에 첫 도입됐다.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설계된 이 로봇은 대한항공이 첫 번째 고객이 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8일 인천시 중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고에서 ‘엑스블 숄더’ 1호기 전달식을 가졌다고 9일 밝혔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무동력 보조 로봇으로, 반복적으로 위를 바라보며 수행해야 하는 작업환경에서 어깨 근육을 보조해 피로를 줄이고 부상 위험을 낮추는 기능을 갖췄다. 충전이 필요 없는 무동력 구조로 설계돼 가볍고 관리가 용이하며,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해 어깨 관절 부하를 최대 60%,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 2월 유럽연합 인증기관 DNV로부터 ISO 13482 안전 인증을 획득했으며, ‘2025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과 디자인 모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1월 엑스블 숄더의 사업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했다. 1호 고객인 대한항공은 해당 제품을 군용기, 민항기, 무인기, 도심항공교통(UAM), 스텔스기 등 다양한 항공기의 조립·정비 현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는 높은 기체 구조로 인해 위를 올려다보며 수행해야 하는 작업이 많아, 작업자들의 신체 부담이 컸다”며 “엑스블 숄더 도입으로 안전성과 효율성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2022년부터 자체 공장에서 시제품을 테스트하며 300명 이상의 작업자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해왔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자동차 생산 라인뿐 아니라 항공, 조선, 건설, 농업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하다”며 “2026년부터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1호기 전달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국내 제조기업과 사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다양한 산업군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