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연속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윤활유 사업과 손익이 크게 개선된 배터리 사업 영향이 컸다. 배터리 사업은 2분기 연속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반기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SK이노베이션은 4일 2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2021년 2분기 매출액 11조11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1조8798억원 증가한 금액으로, SK이노베이션은 유가 및 석유 화학 제품 가격 상승과 배터리 판매 실적 호조에 따라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065억원이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9628억원, 전분기(2021년 1분기) 대비 40억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세전이익은 6481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지난해 18조1,789억원에서 에서 올해 20조359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조271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1조9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정제마진 하락과 유가 상승 폭 축소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감소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1830억원 감소한 233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및 유럽 내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에 따른 수요 기대감으로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주요 석유 제품 크랙이 상승했으나 중질유 크랙 하락으로 정제마진은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PX 공정 정기보수 영향 등으로 판매 물량이 일부 감소하고 재고 관련 이익이 줄었으나, 아로마틱 계열 스프레드상승 등 마진 개선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496억원 증가한 1679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사업은 정유사 가동률 축소 등 타이트한 기유 수급 상황으로 인해 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 전 분기 대비 894억원 증가한 22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09년 자회사로 분할한 이후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거둬 이번 2분기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개발(E&P)사업은 유가 및 가스가격이 상승했으나 판매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77억원 감소한 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신규 판매물량 확대로 매출액 63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3382억원)대비 약 86% 증가한 액수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1테라와트(TWh) 이상의 수주고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5236억원에 이어 2분기 6302억원을 달성, 배터리사의 매출이 2분기 연속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4분기에 1443억원으로 1000억대를 넘긴 뒤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6000억원을 기록하며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SK배터리사업은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매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은 매출액 증가 및 올해 신규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 공장의 조기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약 788억원 개선된 9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분기 만에 1000억대 이하를 기록, 배터리사업의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회사 측은 이날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 포드, 다임러 등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타 글로벌 OEM의 신규 수주도 지속 추진 중”이라며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최근 해소되면서 추가 수주도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포드와의 합작공장에 대해선 “상업가동 목표 시기는 2025년, 예상 생산능력은 60기가와트(GWh) 수준이며, OEM(포드)의 판매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증설이 이뤄질 것”이라며 “포드와의 협력 관계를 고려하면 현재 체결한 60GWh의 투자 외에도 180GWh의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재사업 영업이익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중국 공장의 추가 가동 및 생산 안정화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전 분기 대비 97억원 증가한 414억원을 기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시작한 친환경(Green) 중심으로의 딥체인지와 혁신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라며, “배터리와 소재 등 그린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키우는 동시에 기존 사업을 친환경 비즈니스로 전환해 파이낸셜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한 강력한 실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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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 이후 SK이노베이션 조직도 변화 © 뉴스1 |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사업과 E&P사업의 물적분할을 의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오는 10월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주식회사'(가칭)를 각각 출범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분사 이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 “이번 배터리 법인 분할 결정의 목적 중 하나는 향후 투자재원을 조달할 때 적시에 조달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지만, 구체적인 조달의 시기와 방법, 규모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OCF)이나 JV 파트너와의 투자 분담, 투자 지역 국가의 정부에서 받는 인센티브의 활용, 일정 수준의 차입 등 다양한 옵션을 통해 투자 리소스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자금 조달 방안은 그 시점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존 주주들은 앞으로 어떤 가치를 보고 회사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배터리 법인 분할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며 “기존의 포트폴리오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포트폴리오 발굴을 통해 투자자들이 존속법인에 투자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